토요일 오전 일찍 작은 숙부님 댁을 나선다. 포천으로 밤을 줍기 위해서 숙모님도 나서고 이웃집 아저씨도 나선다. 숙부님과 이웃집 아저씨의 폼이 완전 심마니 모습이다. 몇해전 부터 숙부님께서는 산으로 다니면서 산삼을 여러 뿌리를 췌취하신 경험이 있으시다. 그래서 숙부님 댁 거실은 온갖 약초로 담가 놓으신 약주들이 널비하게 놓여있다. 산삼주 부터 해서 봉삼,더덕,오갈피,야관문,영지,등등..좌우지간에 여러 종류의 담근 술이 많다. 몇칠 전에는 큼직한 말벌집을 하나 따서 냉동실에 넣어 두셨다고 내게 보여 주신다.작년 가을에 우이암 원통사 아래 말벌집 하나 보았는데 일주일 사이에 누군가가 따가는 바람에 따 오지 못해 친구들과 아쉬움이 남아 있었던 기억이 있다..같이 산에 가자고 하신지가 오래 되었지만 오늘 따라 나서게 되었다. 포천시내를 지나 이동 어디엔가  도착해 마을 어귀로 들어가시더니 마을 맨 위로 오르신다. 이 지역을 와본 경험이 두분은 있으시다. 이동네 이장을 알고 있으신가 보다. 차를 대고  배낭을 메고 100 여미터 오르니 밤 나무들이 있다. 벌써 밤을 줏어간 흔적이 있는 곳이라 그리고 토종 밤이라 알갱이들이 그리 크지가 않다. 열심히 줍는다.한 두시간정도 줏다 보니  그 지역 밤나무 아래는 거의 정리가 된다. 산 주인이 오르면서 우리 일행에게 어디서 왔느냐 몇시에 출발했느냐 물의 시더니 많이 줏어 가라 하신다. 어느정도 줍고는 자리를 옮긴다.차로 20여분 가니 금주산이 나온다. 숙부님께서 이 산에서 삼을 캐신적 있으셨다고 하신다. 또 우리는 밤나무 아래에서 밤을 열심히 줍는다. 아까 줏은 만큼 밤을 줍고 또 장소를 옮긴다. 청계산 쪽으로 옮기니 길옆으로 야관문이 널부리 하게 널려 있다. 요즘 천연 비아그라라고 해서 많이들 알고 있다. 작년 추석때 안동에 성묘를 하고 야관문을 췌취해서 술을 담가 100일 지나 올해 1월1일에 개봉해서 몇 병을 선물로 주기도 하고 같이 마신 적이 있다.지금도 조금 남아 있다. 야관문주는 꾸준히 저녁에 한잔씩 마시면 효과가 있다. 아무런 부작용이 없어 좋다. 35% 증류주로 담았더니 맛이 양주 처럼 화끈 거린다. 야관문을 췌취하고 또 장소를 옮기신다. 운악산 쪽으로 가신다. 여기서는 말벌집을 따기 위해서다. 숙부님과 아저씨 두분은 말벌집을 따로 가시고 뽕나무가 보이길래 숙모님과 뽕잎을 딴다. 뽕은 정말 좋은 민간약재다. 이거 역시 다 좋다. 뿌리부터 줄기 잎 버릴것이 하나도 없는 좋은 생활 약재고 건강식재다. 가지고 온 뽕잎은 차로 끊여 먹을려 한다. 말벌집은 그리 커보이지는 않았지만 오늘 한건을 하신거다. 말벌집으로 담근 술 한병이 5~60만원 한다 하니 크기가 있어야지만 아무튼 오늘의 수확은 여기 까지다. 서울로 올라오는데 상경 차량들이 많다. 밤을 둘러멘 배낭은 무게가 꽤나 나갔다. 산행한거 보다 더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수확의 맛을 느낀 가을이다.. 숙부님댁에서 야관문을 작두로 잘게 썰어 온다.

 물로 앃은 후에 하루밤을 지낸 야관문

 물로 앃어 하루밤 지난 뽕잎

 

 토종 밤- 어머니는 한솥 삶아서 동네 할버니들과 정자에서 나눠 드셨다. 쌂아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남은 밤

 

 물로 앃어 놓은 뽕잎

 물로 앃어 놓은 야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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